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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쉰 목소리', 단순 노화일까?... 2주 이상 지속되면 '이 질환'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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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나 주변 어르신의 목소리가 예전보다 허스키해지거나 힘이 없어졌다고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며 목소리가 변하는 것은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다른 신체 변화에 비해 목소리 변화는 쉽게 인식되지 않아 더 세심한 관찰이 요구된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승원 교수(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와 '노인성 발성장애'에 대해 자세히 짚어본다.

단순 증상 아닌 '음성 질환' ∙∙∙ 퇴행성∙만성질환이 원인일 수도
노인성 발성장애('presbyphonia')는  나이가 들면서 성대 근육이 얇아지고, 점막이 탄력을 잃게 되며 발생한다. 피부에 주름이 생기듯 성대도 노화되며 목소리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이승원 교수는 "이 질환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음성 질환이며, 방치할 경우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의 약 15~30%에서 노인성 발성장애가 발생하며, 특히 75세 이상에서는 음성 기능이 급격히 떨어진다. 또한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 퇴행성 질환이나 고혈압, 당뇨, 폐질환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어 증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쉰 목소리' 2주 이상 지속되면 내시경 검사 필요
그렇다면 일반적인 노화 현상과 노인성 발성장애는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가장 흔한 증상은 '쉰 목소리'다. 목소리에 힘이 없고 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고 쉽게 피로해지며, 큰 목소리를 내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이승원 교수는 "해당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며, 대인관계나 업무 등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반드시 질환을 의심하고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단은 후두 내시경, 스트로보스코피, 음성 분석(mdvp)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교수는 "많은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목소리만 들어도 문제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 내시경으로 성대의 움직임과 진동 상태를 관찰하고 객관적인 수치로 음질을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료 지체하면 기능 및 발성 장애 악화∙∙∙ 암 같은 중대 질환 놓칠 수도
치료는 위축된 성대 근육과 얇아진 점막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둔 치료가 시행된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음성 재활치료 ▲성대 주입술 ▲갑상선 성형술 ▲성대 성장인자 주입술 등이 있으며, 모든 치료법은 환자의 성대 상태에 맞춰 시행된다.

이승원 교수는 "예전에는 노화로 인한 목소리 변화는 치료하지 않고 지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사회활동을 지속하는 고령층이 많아지며 치료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적절한 치료를 통해 대부분의 환자에서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다"고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인성 발성 장애를 방치하는 것이 위험한 또 다른 이유는 단순히 음성의 문제가 아니라, 기능성 발성장애로 악화되거나 사회적 고립,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성대암이나 성대마비 등 다른 중대한 질환을 놓칠 위험도 있어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평상시 목소리 관리 중요해 ··· 'lax vox' 운동, 성대 회복·발성에 효과적
노인성 발성 장애는 평소 꾸준한 성대 관리와 발성 훈련으로 예방할 수 있다. 이승원 교수는 "성대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며, 성대 관리를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습관부터 시작할 것을 권했다.

[생활 속 쉬운 목소리 관리 팁]
- 장시간 큰 소리로 말하지 않기
- 하루 1.5~2l 이상 수분 섭취하기
- 헛기침('캑캑') 하는 습관 줄이기 
- 카페인·알코올 섭취 줄이기
- 건조한 환경을 피하고 금연하기

또한 발성∙호흡을 돕는 성대 회복 운동법도 목소리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관련하여 이 교수는 실제 음성 치료에 쓰이는 'lax vox' 운동법을 추천했다.

[성대 회복을 위한 'lax vox' 운동법]
① 500ml 생수병에 물을 절반 정도 채운다
② 지름 1cm 정도의 고무 튜브(빨대처럼 생긴 튜브)를 준비한다
③ 한쪽 끝을 입에 물고, 다른 쪽 끝은 물속에 담근다
④ "우~" 소리를 내면서 숨을 편하게 내쉰다.
      이때, 물이 보글보글 올라올 정도로 숨을 내쉬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이승원 교수는 "목소리 치료법이 보편화되지 않은 예전과 달리 지금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음성 장애 치료법이 다양하다"며, "단순한 노화로 현상으로 넘기지 말고, 불편함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